[뻘글] 순수했던 유튜브를 추억하게 만든 영상
인터넷은 아직 살아있습니다.
한 달 전 쯤, 여느 때처럼 유튜브 피드를 내리다가 특이한 영상을 발견했습니다. 놀랍게도 2025년에 업로드된, 한 외국인 아저씨가 '피클 펩시'라는 음료를 만드는 방법을 설명하는 그 4분 가량의 영상은 단지 뻘영상처럼 보였지만, 놀랍게도 짧은 시간 내에 100만 조회수를 돌파, 업로드 후 약 한 달이 지난 현재는 400만 조회수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how to make pickle pepsi at home for free - https://www.youtube.com/watch?v=1yMozrDEqbg
화질은 컴퓨터 웹캠으로 찍은 듯 자글자글하고, 최고 화질은 720p밖에 되지 않으며, 편집 하나 가미되지 않은 듯한, 제목 밑에 '13년 전'이라고 쓰여있어야 할 것 같은 이 영상의 반응은 놀랍도록 좋습니다. 이 영상으로 이전의 유튜브를 추억하게 된 시청자들은 "AI는 이것을 절대 재창작하지 못할 것이다", "10년 후에는 전설의 동영상이 될 것이다" 등의 댓글로 좋은 반응을 보였고, 이 영상은 결국 400만 조회수를 향해가고 있습니다.
아마 많은 이들이 10년 전의 유튜브를 그리워하고 있을 것입니다. 사실 저는 그때 유튜브의 존재를 몰랐기 때문에 당시의 유튜브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캠코더나 아이폰 카메라로 촬영해서 바로 올린 무편집 영상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특히 아이폰의 사진 앱에는 영상을 유튜브로 바로 공유할 수 있는 메뉴가 있었고, 때문에 특별한 제목이 없는 무편집 영상이 많았다는 이야기를 외국 커뮤니티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 피클 펩시 영상은 자체 광고와 양산형 콘텐츠, 사기 영상과 바이럴 광고가 무더기로 쏟아지고 있는 현재의 유튜브에 질린 사람들에게, 순수했던 과거의 영상들을 떠올리게 해주었을 것입니다.
피클 펩시 영상은 단지 우연의 일치로 알고리즘을 타고 떴을 수도 있겠지만 과거의 유튜브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에게 잠시나마 휴식처이자 추억의 공간이 되어준 것도 분명히 작용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멀지 않은 미래에 인터넷에는 AI가 만들어낸 콘텐츠밖에 남지 않게 된다는 죽은 인터넷 이론이 지지를 얻고 있는 지금, 인터넷이 아직은 살아있다는 생명 신호가 된 이 피클 펩시 영상은 2025년의 가장 완벽한 영상일 것입니다.
번외
놀랍게도 피클 펩시라는 괴식은 정말 판매하고 있는 음료입니다! 영상의 외국인 아저씨도 '사먹지 말고' 만들어 먹으라고 하고 있습니다.